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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아버지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가 15일 향년 92세로 별세한 가운데 부자간의 일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16일 청와대에 따르면 윤기중 교수는 1958년 연세대 경제대학원을 졸업하고 1961년부터 한양대 전임강사로 재직할 당시 가족사진을 자주 찍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윤 교수가 아들(윤 총장)의 사진을 찍기 시작했고, 당시 가족 사진은 대부분 아버지가 찍은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렬대통령과 아버지 윤기중 교수의 각별한 부자 관계는 청와대 참모진 사이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윤석렬 대통령이 학창시절 시험에서 실수를 많이 하거나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어머니인 최정자 전 이화여대 교수는 호되게 꾸짖었고, 윤기중 교수는 평소 엄격하고 친절하게 격려했다.
한번은 윤석렬 대통령이 안 좋은 날 집에 들어가지 않고 집 앞을 빙빙 돌면서 아버지가 오길 기다렸다 같이 집에 가서 어머니께 성적표를 보여드린 적이 있었다. 윤석렬 대통령은 학창시절 아버지를 잘 따랐다고 한다.
윤기중 교수가 동료 교수를 집으로 불러 이야기를 나누면 "석열아, 이제 와서 노래 한 곡 불러라"며 아버지와 교수들 앞에서 노래 실력을 뽐낸 뒤 다시 공부에 나섰다. 윤 총장은 지난해 2월 아버지를 '제1의 멘토(책임자)'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대통령이 밖에서 유명한 학자의 얘기를 듣고 아버지에게 묻자 윤기중 교수가 서재로 데려가 학자의 저서를 소개했다"며 "아버지에 대한 존경심이 커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석렬 대통령은 대광초등학교 5학년 때 학급신문 편집국장을 지냈고, 한일전 역전을 다룬 '마지막 5분'이라는 사설을 쓰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당시 윤석렬 대통령은 학급신문을 발행하면서 동아일보 편집국장을 꿈꿨다고 밝혔는데, 한 측근은 아버지의 학자로서의 외모와 분석 능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기중 고인은 한국통계위원장, 한국경제위원장 등을 역임한 한국 경제계 거물로 자유시장경제를 중시하는 윤석렬 대통령의 가치관과 국가철학 정립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1979년 윤석렬대통령이 서울대 로스쿨에 입학할 때 윤기중 교수가 밀턴 프리드먼의 저서 '선택의 자유'를 선물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윤기중 교수 사망 소식이 전해진 뒤 총장실 직원들도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윤석렬은 전날 오전 이화여대에서 광복절 경축행사를 마친 뒤 부친이 입원해 있는 종로구 서울대병원으로 이동했다. 윤석렬 대통령이 도착한 지 20분 만에 윤 교수가 숨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윤기중 교수가 17일 윤 총장의 미국 출국을 앞두고 전날 아들을 생각해 숨을 거뒀다며 눈물을 흘렸다고 전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버지가 아들을 정말 사랑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