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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플러스와 ENA 예능 '나는 솔로' 16회가 왕따 논란으로 얼룩졌다. 애정공세에 선 남녀의 심리를 조명하며 공감을 얻었던 '나는 솔로'는 16회 출연진들 사이에 불화가 생기면서 방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나는솔로16기 출연진들은 서로의 계정이 차단됐거나, SNS 팔로워 수를 확인하며 상대방이 불쾌해했다고 폭로하는 등 유치한 감정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심지어 멤버들의 출연 목적이 순수한지도 의문이다.
16기 멤버 영숙(이하 가명)이 출연자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나는솔로16기 다른 여성 출연자 옥순은 갈등을 인정하면서도 괴롭힘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여기에 누리꾼들은 이들의 싸움을 부추기고 있다. 미숙한 출연자들의 다툼에 부채질을 하고 있는 누리꾼들이다. 이 누리꾼들은 방송 내내 16번째 출연자의 SNS를 찾아다니며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
왕따를 당했다고 밝힌 영숙은 지난 3일 한 누리꾼으로부터 "오해받은 옥순이에게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이에 영숙은 "저를 보면서 많이 불편했을 거라는 걸 알고 인식하고 있다. 오해해서 화를 낸 옥순이에게 가장 미안했다"며 "옥순이가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에서 모두 차단했다. 보낼 방법이 없어서 전화를 시도했다. 전화를 안 받아서 문자를 남겼다. 목소리로 전달하고 싶은데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또 다른 누리꾼도 영숙을 찾아가 "옥순이가 인스타그램 문자를 안 차단했다고 했는데 왜 차단했다고 했냐. 차단한 것도 뇌관이냐"고 영숙의 말을 반박했다. 영숙은 댓글에서 "(옥순이가) 저를 차단했다는 걸 단톡방 사람들이 다 알고 있다"며 "제가 괴롭히려고 했던 후속 조치와 카카오톡 내용을 다 밝히기 전에 그만하라고 전해달라"고 말했다 .
SNS를 차단한 것은 옥순이었다.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영숙과 옥순이 함께한 DM 캡처본이 공개됐다. 결국 옥순은 "인스타그램을 차단한 게 맞다"고 인정했다. 그는 차단 이유에 대해 영숙이 자신의 팔로워 수에 집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바로 질투라고 한다. 옥순은 "팔로워(영숙)가 내 번호가 올라간 걸 단톡방에 집요하게 물어봤다.
처음에는 왜 그럴까 했는데 번호를 다 기억하고 자꾸 여러 번 물어봐서 질투인 줄 알았다"며 "왕따라니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방송에서 본 것처럼 영식이 생일파티에 가려고 신발장에서 영숙이를 돌봐주기도 했는데 돌아오는 소리가 나를 의심하는 게 속상해서 그랬다"고 말했다.
나는솔로16기 옥순은 이후 영숙이 단톡방을 떠났지만 개인적으로 메시지를 보내 위로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영숙은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했다고 생각해 답장을 거부하고 차단했다. 옥순은 "그런 상황에서 예전에 영숙이가 단톡방에 갈 기회가 있었는데 (삶이 정말 힘들 때) 영숙이 가족들을 여러 번 도와주겠다며 영숙이와 가족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 그 후에는 답장을 거부했다. 그래서 최대한 많이 했다는 생각에 차단했다"며 두 사람이 헤어진 배경을 밝혔다.
나는솔로16기 옥순은 "괴롭힘 이야기가 무슨 두뇌인지 모르겠다. 카톡 내용도 다 가지고 있다. 폭로해도 폭로할 테니 말해달라"며 "그리고 차단 이야기에서 왜 이렇게 다른 상황을 얘기하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간다"며 "며칠 전 두 문자의 첫 번째 메시지가 싸우기 위해 부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나는 솔로'가 남녀의 관계와 그로 인한 인간 심리를 조명하려는 의도는 사라졌다. 16기 여성 출연자들이 주장하는 '왕따', '괴롭힘' 등 자극적인 단어들은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흔들고 있다. 팔로워 수가 갈등의 배경으로 언급되는 상황은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로 가볍다.
멤버들의 출연 의도에 공감할 수 있는 시청자가 존재할 것인가. '나는 솔로'라는 부제가 '유명한 인플루언서를 부르는 것'에 다름 아님을 증명한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제작진이 이를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나는 솔로'는 출연진의 각종 논란으로 시끄러웠다. 제작진이 이 잡음을 문제 삼는 상생 효과를 노린 것으로 보이며 출연자들이 경각심을 일깨운다. 하지만 이 의도가 너무 노골적이라면 '적당히 속은' 시청자들도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 게다가 이 유치한 싸움이라면. 비슷한 포맷의 연애 예능이 봇물처럼 쏟아지는 요즘, 호불호 반응이 빠른 시청자들이 '나는 솔로다'에 지루함을 느끼는 것은 시간 문제다. 시청률이 그 현상을 말해주는 것 아닌가.